세상은 대개 겉으로 드러난 껍데기만 보고 성급하게 점수를 매기곤 한다. 신도림 룸싸롱 순위를 논할 때도 으레 그렇다. 대중들은 그저 테이블이 얼마나 많은지, 간판 불빛이 얼마나 요란한지를 기준 삼아 허술한 목록을 나열하곤 한다. 그런 소꼽놀이 따위엔 질색이다. 실상 공간의 가치는 표층의 호사로웅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겉보기엔 무심해 보이는 구석의 은폐된 질서가 결정한다. 수치로 포장된 현혹을 걷어내고 진짜 내실을 따져야 한다.
보통은 입지 좋은 대형 매장을 최상위로 친다. 나는 그 고질적인 고정관념부터 뒤집고자 한다. 넓은 바닥의 공간이 곧 우수한 서비스를 담보하지 않는다. 오히려 널찍한 홀을 빙자한 매장일수록 개별 테이블의 프라이버시와 동선이 치명적으로 무너져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사람들 틈에 묻혀 쩔쩔매는 소음조차 통제 못 하는 곳을 일급이라고 떠받들 여지는 없다. 조명의 밀도와 밀실의 기밀성, 복도의 폭과 출입 동선이 얼마나 치밀하게 계산되어 분리되어 있는지를 들여다봐야 제대로 된 평가가 성립한다.
한 술 더 떠, 평범한 군중들이 즐겨 찾는 상편의 매장을 상위에 올리는 통념도 의도적으로 배척한다. 감히 평범함에 기대는 안이한 선택 말이다. 속을 채우는 얄팍한 상술 대신 요란한 간판 따위 과감히 내려버린 소규모 매장이 묵직한 정예의 가치를 품고 있을 때가 많다. 단순히 반항심이 들어서 흔한 대세에 역행하는 게 아니다. 철저한 분석과 자료 탐구 끝에 도달한 나름의 지론이 그 입지를 뒷받침한다. 수요를 가늠하는 기준 자체가 흔해 빠진 유행에 좌우되는 시대에는 대중과 면 밟는 지점에서 진짜 역설이 완성된다.
껍데기에 속아 점수를 후하게 주는 우매한 평단 풍조는 이쯤에서 끝내야 마땅하다. 숫자와 규모라는 얄팍한 지표에 현혹되기보단, 안목을 분별하여 진짜 원칙을 선별해 나가는 치열한 시선이 필요하다. 신도림 룸싸롱 TOP5를 논하는 자리란 만인이 우러러보는 화려함을 나열하는 광장이 아니다. 꼼꼼한 평가 체계를 바탕으로 잣대를 들이대며 매장의 숨통을 조이는 비평이어야 한다. 데이터를 나락에서 서성이며 건저 올린 정제의 산물인 셈이다.